KBIZ 중소기업협동조합

닫기

홍보관

“불연 단열재만 강제하는 법개정은 철회해야”

중소 단열재 업계가 정부가 추진 중인 건축법 개정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정안이 지하주차장 등 특정 공간에서 ‘불연 단열재’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구조로 설계될 경우, 유기계 단열재 산업의 시장 접근이 차단되고 산업 전반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뉴스>는 문훈기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개정안이 산업과 고용, 건축 시장에 미칠 영향을 들어봤다.

 

문훈기 발포플라스틱조합 이사장은 정부의 건축법 개정안과 관련해 “불연 단열재만을 법으로 허용하면 중소기업 도산과 고용 충격, 건축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화재 원인에 맞춘 종합 대책과 성능 중심의 단계적 기준을 통해 산업 경쟁력과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문훈기 발포플라스틱조합 이사장은 정부의 건축법 개정안과 관련해 “불연 단열재만을 법으로 허용하면 중소기업 도산과 고용 충격, 건축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화재 원인에 맞춘 종합 대책과 성능 중심의 단계적 기준을 통해 산업 경쟁력과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원인 진단과 맞지 않는 과잉 규제”

문훈기 이사장은 이번 개정안을 ‘과잉규제’로 규정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로 화재 원인과 규제 수단 사이의 불일치를 꼽았다.

“지하 주차장 대형화재는 배터리 열폭주, 충전설비 문제, 스프링클러 미작동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단열재만 불연으로 묶는 것은 최소 침해 원칙을 벗어날 소지가 큽니다.”

법체계 혼선 가능성도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시행령과 고시를 통해 ‘난연 등급 상향’ 중심의 제도를 추진 중인데, 상위법에서 다시 ‘불연만 허용’하도록 규정하면 기준이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는 목표와 수단, 집행이 일관돼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상반된 기준이 동시에 적용되면 현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기 단열재 산업 사실상 퇴출 우려”

문 이사장은 법률로 특정 소재를 고정하는 방식이 산업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기계 단열재는 물성 상 불연 등급 달성이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법률에 불연만 명시되면 수많은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에서는 1000여개 중소 단열재 업체와 시공·유통·협력사까지 연쇄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용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건축비 상승·주거비 부담 가능성도

불연 단열재 의무화가 국민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 이사장은 “문제는 단순히 재료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불연 단열재는 일반적으로 단열 성능이 낮아 같은 에너지 기준을 맞추려면 두께가 늘어납니다. 그만큼 층고 손실과 공간 감소가 생기고, 시공 공정도 복잡해집니다.” 이어 “천장 시공에서는 무게와 고정 문제로 공기가 늘어날 수 있고, 처짐이나 탈락 같은 장기 하자 가능성도 커집니다. 결국 분양가와 관리비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탄소중립·ZEB 정책과 충돌 우려

문 이사장은 이번 개정안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확대 기조와도 상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과 ZEB는 고단열·고기밀이 핵심인데, 불연 단열재 위주로 가면 동일 성능을 위해 자재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도 맞지 않습니다.”

 

“자재 규제 아닌 성능 중심으로 가야”

문 이사장은 화재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특정 소재를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능 중심’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는 소재가 아니라 화재 확산 억제 능력, 내화 성능 같은 성능 지표로 설계돼야 합니다. 법률에 특정 재료를 직접 명시하면 기술 발전과 대체기술 경쟁이 막힐 수 있고, 특정 기업에 이익이 쏠릴 위험도 커집니다.”

발포조합은 대안으로 △성능 중심 기준 설계 △공간·위험도별 단계 적용 △스프링클러 등 설비 신뢰성 강화 △전기차 화재 특성을 반영한 천장·마감재 기준 정교화와 고온 대응 공법 개발 등을 제시했다.

 

“법률 조항 전면 재검토해야”

문 이사장은 국회와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

“첫째, 불연만을 법률로 고정하는 조항은 폐기하거나 전면 재검토해 주십시오. 둘째, 정부가 추진 중인 성능 기준 체계와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실증과 현장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이어 “이해관계가 큰 규제인 만큼 공청회와 실태조사, 현장검증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전기차 화재 문제도 자재 하나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설비·관리·시공까지 포함한 종합 대책으로 접근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 이사장은 “단열재 산업은 건축 안전과 에너지 정책을 동시에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라며 “급격한 규제가 아니라 기술 경쟁을 살리고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